성범죄민사소송 피해 보상은 이렇게 받는 겁니다.

가해자는 고작 벌금형,
피해자의 씻지 못할 상처는요?
안녕하세요 성범죄피해자변호사
법률사무소 프로 대표변호사 이규완입니다.
대검찰청의 범죄분석을 보면 이런 게 있어요.
2023년 기준 전체 형사사건 중
벌금형 선고 비율 약 76%
고작 벌금 몇 푼으로 죗값을 치르는 놈들이 십 중에 칠팔은 된다는 거죠.
그럼, 성범죄의 처벌에 있어선 어떨까요?
안타깝게도 그 답은 '마찬가지' 입니다.
솜방망이 처벌이다,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매번 나오는 소리이지만 반영까지 이어지진 않죠.
성범죄자가 살기 좋은 나라라는 오명까지 우스갯소리로 돌 정도입니다.
여기에서 저는 생각해요.
돈만 내면 끝나는 성범죄 처벌이라면,
평생 씻지 못할 상처를 안고 살아갈
피해자의 삶에 대한 보상은요?
사람은 무언가에 대한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했을 때 억울함을 느끼죠.
이 억울함은 분노가 되고, 이를 풀어주지 못한 세상에 대한 원망이 되고,
그 뾰족한 감정들은 결국 자기 자신을 망가뜨려요.
내가 당한 피해를 제대로 보상받고
그 보상을 발판 삼아
마음속 깊이 새겨진 상처를 다독이고
더 나은 날들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
더 나아가 어쩌면 '복수'라 칭할 수 있을 만한 대응까지.
성범죄피해자변호사 저 이규완이
어떻게 이 뾰족한 칼날을 가해자에게 휘두르는지.
그 이야기를 풀어드리려 보겠습니다.
성범죄민사소송은 피해자의 마땅한 권리
좌)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받았던 연락, 우) 이로 인해 소송을 망설이는 의뢰인
왜 망설이시는 거에요?
'민사소송까지 한다고 뭐 달라지는 게 있을까요?'
'자꾸 그냥 합의하고 빨리 끝내라고들 이야기해요...'
성범죄 피해자들께서 저를 처음 찾아오면 꼭 하시는 말씀들 중 하나입니다.
어떻게든 보상을 받아내고 싶고, 억울하고 분한 마음에 밤잠을 설치시면서도 막상 행동에 옮기려고 생각하면 두려우신 거죠.
'성범죄 피해자'라는 사회적 낙인, '돈 뜯어내려고 민사소송한다.'라는 얼토당토않는 오명까지...
이해해요.
근데 저는 이럴수록 더욱 단호하게 말씀드립니다.
성범죄민사소송은 피해자로서 당연히 주장할 수 있는 권리라고요.
성범죄는 신체적 피해뿐만 아니라, 정신적 피해를 무조건 동반합니다. 실제 제가 만난 모든 피해자 분들이 이점 때문에 일상에 수많은 제약이 생기셨어요.
문제는 상처를 치유하는 데까지 걸릴 시간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는 거에요.
그럼 어떤 게 필요할까요?
적법한 보상이죠.
근데 우리가 아는 형사처벌만으로 그 보상을 다 받아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인정하기 싫지만요.
쉽게 구분하자면 이런 거에요.
형사 고소
- 국가가 가해자에게 부과하는 법적 책임
민사 소송
- 개인의 피해를 보상받도록 하는 것
이 두 가지 복수방법은 따로 할 수도, 함께 할 수도 있습니다.
형사 고소를 했다고 해서 민사소송을 할 수 없는 것도 아니고, 하지 않을 이유도 없어요.
▶민사 소송 시 보상받을 수 있는 항목 ➀ 치료비 물리적 치료 비용, 정신과 상담 및 치료 비용 등 ➁ 위자료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 ➂ 소득 손실 보상 성범죄 피해로 인해 직장을 잃거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 경우의 보상 |
민사소송 타이밍?
유죄가 확실하면 바로 진행해야 해요.
확실하게 하고 싶으시면 형사 판결이 내려진 후에 민사 소송을 해라.
많은 분들이 이런 말들을 듣고 오시는 것 같은데
제 생각은 좀 달라요.
이건 너무 오래 걸리거든요.
형사 사건이 종결되는 데에만 몇 달, 민사 소송은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의 시간이 걸려요.
그럼 피해자가 보상을 손에 거머쥘 수 있는 순간은?
피해 발생일로부터 못해도 1년 6개월은 되어야 한다는 거죠.
이론적으로 생각하면 이해는 되는데, 정말 피해자의 입장과 상황을 고려한다면 이게 마냥 괜찮은 복수방법일까요?
아니죠.
가능하다면 빠르게 소송에 착수하는 게 맞습니다.
▶ 성범죄민사소송을 시작할 수 있는 기준 ➀ 유죄가 확실한 경우 증거가 명확하거나 경찰 수사 단계에서부터 가해자가 자백했다면 법원의 유죄 판결을 기다릴 필요 없이 먼저 민사소송을 진행해도 됩니다. 민사 소송의 증거로 형사 판결문이 필요하다면 법원에서 알아서 기다려 주니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➁ 검사가 기소 처분(정식/약식) 한 경우 증거가 미비하거나 정황이 어렴풋해 유죄의 확실성을 결정짓기 애매하다면 검찰이 기소 처분을 한 뒤 민사소송을 시작하시면 됩니다. 기소 후 무죄 판결이 나올 확률은 3% 정도밖에 안 되거든요. 유죄일 확률이 97%란 소리입니다. |
만약 가해자가 끝까지 무죄를 주장하며 치열하게 다투게 된다면?
이때는 기다리는 것도 방법입니다.
섣불리 민사소송을 먼저 진행했다가 형사사건에서 무죄 판결이 내려지면 민사에서도 패소할 확률이 높거든요.
이런 경우야 말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확실히 받아낸 후에 진행하길 추천드립니다.
민·형사를 양쪽에서 활용하라
합의금? 손해배상금?
결국 피해 보상에 집중하는 겁니다.
형사 고소하면 대부분의 가해자는 양형받으려고 합의를 제안해요.
합의에는 자연스레 합의금이 따라오죠.
가해자 측 변호사는 '이 정도 금액에서 합의하시는 게 좋다, 더 가봤자 소용없다' 이런 말로 피해자를 압박합니다.
저는 이럴 땐 우선 멈추라고 말씀드려요.
자, 한 번 생각해 봅시다.
합의는 엄연히 따지면 가해자가 '을'이 되어야 하는 단계죠.
자기들이 합의금의 액수를 운운하며 피해자에게 압박을 가할 입장이 아니라는 겁니다.
만약 상대가 먼저 말도 안되는 합의금을 제시해올 때, 형사 합의의 주도권을 가져오는 방법은?
'전략적으로' 성범죄민사소송까지 제기하는 거에요.
직장 회식 후 강제추행을 당한 A 씨, 고소했지만 가해자는 1천만 원의 합의금을 제시하며 합의를 종용했는데요.
A 씨는 성범죄의 후유증으로 직장까지 그만두고 정신과 치료에 전념하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이미 지칠 대로 지친 마음에 '이 정도 선에서 끝내는 게 좋을까?'라는 생각을 하시던 시점이었어요.
여기에서 저는 브레이크를 걸었습니다.
고작 1천만 원이 이 피해의 보상이 되나요?
✔️기소가 확정되자마자 곧바로 성범죄민사소송을 제기하고
✔️강제추행 장면을 담은 CCTV 영상 및 직장 동료의 증언을 확보함과 동시에 A 씨의 피해를 정확한 액수로 산정했죠.
각종 치료비랑 직장을 그만두며 생긴 경제적 손실 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하니 3천만 원이 훌쩍 넘던데요?
이걸 빠짐없이 다 청구를 했고, 민사소송까지 이어지면 본인들에게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가해자 측은 3천5백만 원의 합의금을 제시했어요.
저희 입장에선 이 정도 피해 보상이면 굳이 힘들게 민사까지 끌고 갈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죠.
결국 여기서 민사합의로 종결지었습니다.
길고 긴 민사 싸움 없이 손해 배상금을 온전히 받아낼 수 있었죠.
글을 마무리하며...
피해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중요한 건 딱 두 가지에요.
첫째는 적법한 피해 보상
둘째는 신속한 사건 종결
피해자를 생각하지 않는 몇몇 변호인들은 '끝까지 싸워야 한다.'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그러나 정말 피해를 당한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그 '끝까지'를 고수할 순 없을 걸요.
제가 생각하는 최선은 적절한 보상을, 가능한 한 빠르게 받아내는 겁니다.
위 A 씨 사건 역시 민사까지 끌고 갔다면 5백만 원가량의 손해 배상금을 더 받아낼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그 5백만 원이 정말 피해자가 1년이란 시간을 피해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감당할 가치가 있을까요?
이 적절한 선을 '명확히 피해자의 편에 서서' 조율해 내는 게 제대로 된 성범죄피해자변호사라고 생각합니다.
마땅한 보상을, 적절한 기간 내에 제대로 받아냈을 때 조금이나마 마음이 편해질 수 있을 거니까요.
이 보상이 일상회복의 좋은 스타트가 되어줄 수 있도록, 제가 대신 복수해 드릴게요.
| 성범죄피해자변호사 이규완